본문 바로가기

플로리다 PhD life

어느 때보다도 더 필요한 Resilience

Resilience는 내가 좋아하는 단어이다. 

 

Resilience is the ability to adapt to difficult situations. 

Resilience is the capacity to recover quickly from diffuculties; toughness.

Resilience is the ability of a substance or object to spring back into shape; elasticity.

When stress, adversity or trauma strikes, you still experience anger, grief and pain, but you're able to keep functioning - both physically and psychologically. 

 

스트레스, 역경, 트라우마 이 모든 것들이 함께 찾아왔던 가을이었다.

나에게 감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세 가지를 꼽아보자면,

 

1. 한 해 중에서 가장 큰 축제인 Halloween에 상상할 수도 없었던 참사가 일어났고, 내 또래의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허무하게 떠나가야 했다. SNS와 언론, 그리고 각종 포털과 웹사이트등을 통해서 한국과 8000마일이나 떨어져있는 나조차 생생하게 그 고통과 충격이 전달되었다. 내가 한국에 있었다면, 3년만의 거리에서 하는 할로윈 축제에 가지 않았을까? 이태원하면 할로윈이고,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주말 밤 시간대. 인생을 즐겁게 살고자 열정과 기대를 가지고 모인 곳에서 발생한 참사였기에 삶과 죽음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2. 당장 내년 졸업을 해야하는 취준생에게 무서운 Hiring Freeze 발표가 시작되었다. Lyft, Stripe, 그리고 Twitter와 같이 굴지의 IT기업들이 줄줄이 대량으로 layoff를 선언하였다. Tech population들의 커뮤니티인 링크드인엔 layoff가 된 당사자들이 새로 직업을 구하게 되었다는 글들이 계속 계속 쏟아져 나왔다. Amazon은 올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저조하였다며 hiring freeze를 공식화 하였고 애플, 메타 등 많은 기업들도 예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한동안 Tech의 붐이 일었던 이유는 비대면을 통해서 상대적으로 다른 섹터들보다 큰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고, 인력 공급과 수요 모두 폭발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타 업계대비 압도적인 수준의 salary range를 주면서 박사 졸업하고 200K~300K를 받기도 하였기에 온갖 전공자들이 Tech쪽으로 몰려들게 되었다. LinkedIn의 잡포스팅을 봐도 구인글이 확실히 적다. 

 

3. 진행하고 있는 논문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 세웠던 가설에 반하는 결과값이 나와서 이 결과가 제대로 된 결과인지, 내가 놓치고 있는 unobserved bias가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지도교수님은 속도를 내서 11월 안으로 full paper를 submit하자고 하시는데, 한국에 가기 전에 논문 하나를 끝내고 가야 나도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타임라인에 대해서는 충분히 동의하는 바이다. 다만 Dissertation Proposal도 왠만하면 다 끝내고 가고 싶기 때문에, 하루에 몇 시간이라도 progress를 만들자.

 

 

삶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어려움을 가지게 된다.

내가 겪는 어려움을 타인과 비교해서 축소하거나 과장하고 싶지 않다. 

이것은 내가 겪는 어려움이기 때문이며 내 스스로가 감당할 것이다.

 

이럴 때일 수록, 흔들리지 않고 기본을 다잡자.

건강을 고려한 식사를 하고, 땀이 개운하게 날 정도로 트레드밀을 달려보고,

좋은 날씨엔 멀리 드라이브도 나가보고, 맛있는 요리도 실컷 해보고, 보기만해도 입꼬리가 올라가는 드라마를 곁들이고, 

잘하고 싶은 코딩 공부를 원없이 해보고, 다양한 주제와 각도로 연구의 답을 찾아가보고,

일기로 감정을 기록해보고,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옷을 입어보면서

 

하루 하루를 

오늘 나에게 주어진 선물같은 하루를 보내버리는 것.

24시간을 그렇게 resilient하게 견뎌보는 것.

 

박사 4학년 가을학기 어느때보다 Resilience가 필요하다.

John B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