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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PhD life

박사 유학하면서 운동하기

박사 생활을 하면서 빼놓지 않고 하려는 것이 운동이다. 

공부를 잘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지만, 건강을 잃으면 그 어떤 일을 하더라도 삶이 힘들어진다. 

 

한국에서 석사생활을 할 때, 폐렴에 걸려서 거의 반 죽을 뻔한 적이 있었다. 어떠한 경로로 감염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전공 공부를 하며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로가 많이 쌓였기 때문에 몸이 탈이난 것 같다. 석사과정은 2년밖에 되지 않아서, 주어진 시간 안에 부족한 부분들을 이것 저것 다 채워내고 싶어 매일 매일 전쟁같이 살았었다. 귀가하면 집에서는 공부를 하지 않을 걸 알기에, 수요일 오후 수업이 끝나면 목요일 오전 수업을 마칠때까지 밤새 도서관에 있다가 하루를 넘기고 귀가하는 일도 빈번했다. 이런 식으로 2년을 살다보니 석사가 끝나고 미국에 오기전 나의 몸은 건강한 사람의 몸이라고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렇기에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은 박사 과정에서 최우선 순위의 목표중에 하나였다. 특히 박사는 최소 4년과정이기 때문에 석사 때처럼 불사르기보다는 꾸준하고 길게 호흡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사 생활을 하면서 내가 살고 싶은 삶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평생 가져갈 수 있는 운동 취미를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돈내산으로 박사과정의 조그마한 Stipend를 탈탈 털어 직접 해본 운동들은 다음과 같다.

 

1. Gym - Personal Training 회당 약 $35/ 12회 구매

- 헬린이였던 상태를 탈피하고, 강제적으로라도 Gym에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 12회나 끊었었다. 운동을 빡세게 하는 것보다도 매주 Gym을 가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PT 수업을 했고, 나머지 요일은 자율운동을 하며 배운 운동을 복습했다. 미국 첫 학기에 학교 헬스장에서 하는 PT 프로그램이 있다면 추천한다. UF의 경우 학생들 중에 PT 코치를 할 수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여 학생에게 배우게 되는데, 학교 헬스장에서 수업을 하는 것이기에 PT 회차가 끝나고 다니던 헬스장이 익숙해져서 몇 년동안 운동하기가 수월해 진다.

 

2. Golf - 골프장비 중고 구매 $200, 연습장 공 구매시 버켓당 약 $10

- 미국 남부지방에 왔으면 응당 골프는 배우고 가야하지 않겠나는 생각에 시작한 골프. 사실 골프는 미국에서 시작하기보다 한국에서 한 두달 빡세게 스크린으로 기본기 다지고 오는게 가성비가 좋은 것 같다. 찔끔찔끔 친구들에게 10분 정도씩 배웠는데 이래서는 도저히 늘지 않는 다고 판단. 방학에 한국에 가서 특훈을 하고 온 뒤 플로리다에서는 필드를 많이 가는 쪽으로 하기로 계획을 수정한다.

 

3. Tennis - 학생 테니스 모임 회비 $50, 라켓 그립 테이프 $10, 테니스 신발 $90, 라켓은 선물 받음

- UF 한인 학생들이 모여서 하는 테니스클럽에 가서 매주 목요일마다 두 시간씩 테니스를 배우고 있다. 처음하는 것임에도 레슨도 해주기 때문에 매 번 크게 만족하면서 운동하고 있다. 팀 스포츠를 해보고 싶었는데 부담없이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하고 싶다. 

 

4. Orange Theory - 매달 8회 수업 참여 $89 (UF 직원할인가) + 측정기기 중고로 $50 구매

- 유산소 운동에 목마른 사람이 있다면 OT를 강추한다. Orange Theory는 미국에 있는 그룹운동 피트니스 프로그램으로 달리기, 로잉, 그리고 간략한 웨이트를 세트화 하여 1시간씩 진행하는 수업이다. 매일 아침 자유의지로 러닝머신을 한시간씩 뛴다면 좋겠지만, 나는 역시 돈을 지불하고 강제로 예약을 걸어놔야 운동을 하러 가는 사람이다. PT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한달에 8번 운동을 하는 것인데, 처음에 러닝머신을 엄청 못달리다가 2-3달이 지나니 씽씽 달리기 시작하는 내 모습을 보니 다음달도 결제하고 싶어진다. 미국스러운 운동프로그램이라고 생각. 

 

5. Paddle Boarding - 여행 참가비 1회당 약 $35

- 내가 정말 좋아하는 패들보딩. 운동이라고 하기엔 너무 간헐적으로 가는 체험이지만, 수상에서 4시간 정도씩 노를 젓기 때문에 일단 운동이라고 같이 적어본다. 내가 직접 패들보드를 들고 스프링스에 가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UF Core Trip에서 패들보딩이 있으면 기쁜 마음으로 신청. 

 

요새는 목요일마다 Tennis를 두 시간씩 배운다. 또 한국을 다녀오느라 잠시 쉬었던 Orange Theory를 내일부터 다시 시작한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운동은 루틴에 넣어서라도 꼭 하자. 운동을 함으로써 스스로가 삶에 여유로운 태도를 가지게 되고, 시간의 압박에서 한 껏 자유로워진다. 요새 밥을 어떻게 먹는지, 회의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복기하기도 어려울만큼 타이트한 스케쥴속에서 살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루틴하게 운동을 하며 내 스스로를 능동적으로 채워나갈 것이다.